공유지의 비극 이야기
옛날 어떤 마을에 누구나 가축을 풀어 키울 수 있도록 개방된 땅이 있었습니다. 이 땅은 개인의 소유가 아닌 공동의 땅, 즉 공유지였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각자 자기 땅을 갖고 있었지만 아끼느라 사용하지 않고, 이 공유지에 자신들이 기르는 가축을 가능한 한 많이 풀어놓았습니다. 아무런 비용도 부담하지 않고 넓은 목초지에서 가축에게 신선한 풀을 마음껏 먹일 수 있었습니다. 각 농가는 이 공유지의 신선한 풀이 자신과 다른 농가의 가축을 모두 기르기에 충분할지 걱정하기보다는 공유지에 방목하는 자기 가축 수를 늘리기에만 급급했습니다. 주민들의 이러한 이기적인 행동으로 공유지는 곧 가축들로 붐비게 되었고 결국 가축이 먹을 만한 풀이 하나도 없는 황량한 땅으로 변했습니다. 이 땅에서 더 이상 가축들은 식량을 얻을 수 없게 되었고 서서히 말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미생물학자 가렛 하딘이 1968년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기고한 논문인 <공유지의 비극>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하딘은 공유지의 비극 이론에서 인구가 많지 않을 때는 땅, 바다, 호수, 늪처럼 공동으로 소유하는 공유지가 넉넉해서 설령 오염되더라도 자정 능력이 충분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인구가 팽창하고 개인이 공유지로 얻을 수 있는 이윤을 극대화하려고 하면 결국 공유지는 파괴됩니다. 이는 개인은 물론 전체 공동체에도 손해입니다.
현실적 문제들
공유지의 비극 개념은 현실 세계에서도 다양한 문제들을 설명하는 데 사용됩니다. 공유지의 비극과 관련된 대표적인 문제는 자원의 고갈과 환경 파괴입니다. 자원을 과도하게 이용하거나 낭비하면, 그 결과로 자원이 고갈되고 환경이 파괴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땅의 과잉 이용으로 인한 토지 침식, 오염된 물의 부족, 화석 연료의 과다 소비로 인한 기후 변화 등은 모두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이용하고 낭비한 결과입니다.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 있는 화장실 역시 공유지의 비극의 현실적 사례에 해당합니다. 어느 나라에서든 공공 화장실을 들어가면 대부분 지저분합니다. 국립공원에서도 여기저기에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비가 온 후에 강에 몰래 폐수를 버리는 기업체도 있고, 연안 어장에서 촘촘한 그물로 알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되는 어린 물고기까지 잡아 어자원을 고갈시키는 행태도 종종 벌어집니다.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는 이유로 낙후된 시민의식도 한몫하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일 자기 집 화장실을 지하철 화장실처럼 엉망진창으로 사용하고 방치한다면 당장 집에서 쫓겨나거나 화장실이 금방 더러워져 벌레와 곰팡이로 가득해질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만약 국립공원이 자기 집 마당이라면 사람들은 쓰레기를 마구 버리거나 더럽히지 않을 것입니다. 자기 것이 아니니까 모두 함부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들은 공유지의 비극 이론을 통해 인식할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이는 개인의 이기적인 사고와 선택이 공동체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해결책과 정책적 대응
개인의 이기적인 선택을 줄여 공동 자원이 파괴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먼저, 공유 자원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원 이용량을 제한하거나 규제하고, 환경 보호를 강화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의 오염물질 방류를 막기 위해서 정부가 공유지를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세금을 매기고, 공유지를 살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급하면 됩니다. 또 국립공원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부과하면 됩니다.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발생하는 환경훼손 비용을 그들에게 전가하기 위해서입니다. 199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영국의 경제학자 로널드 코스는 공유지에 이처럼 재산권이 명확하게 확립되면, 경제주체들이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코스의 정리를 발표했습니다. 공유로 두기보다는 재산권 확립을 통해 사유로 전환하는 것이 공유지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호수에 사유재산권이 확립되면 수질오염을 막기 위한 CCTV 설치 등 엄격한 관리가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해결책으로는 개인들의 행동이 환경 보호와 공유 자원 관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식시키고 교육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에 적합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홍보함으로써 개인들의 이기적인 선택을 줄여 자원을 지속해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공유지의 비극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해결책과 정책적 대응이 있습니다. 이를 활용함으로써 개인의 이기적인 선택과 공공의 이익 사이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조화도 이룰 수 있습니다.